은퇴설계 ㅣ 은퇴준비

은퇴하면 나도 가게나 차려볼까?

일반적으로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은퇴 후 소득 준비가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60세 전후에 은퇴를 한다면 이후 새로운 소득 활동을 계획하며, 이 때 많이들 ‘자영업’을 대안으로 떠올립니다. 여기 은퇴를 전후해 직장인에서 자영업자로 변신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새로운 시작은 안녕할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은퇴 전후 창업자”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의 은퇴 후 소득활동 준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 하나금융연구소는 2024년 10월 자영업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본 글은 그 중 55세~69세 중 과거 직장인이었다가 퇴사 후 창업한 자영업자 237명의 답변을 분석했습니다. 이하의 글에서 설문 참여자 중 50대에 창업한 분들은 창업 후배로, 40대에 창업한 분들은 창업 선배로 지칭합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을 은퇴하는 시점은 55세~60세 전후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창업 후배의 평균 나이는 평균 나이는 64세, 자영업 경력은 약 9년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창업 후배들은 평균 나이 55세일 때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까지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반면, 창업 선배들은 40대에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했으며, 경력이 평균 19.2년에 이를 정도로 자영업을 오래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창업 후배 중 27%는 자영업자가 가장 버티기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2020년~2022년)에 개업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창업 선배와 비교해 3천만원 미만 소액 창업이 더 많고, 상대적으로 동업을 선택한 비율도 높으며, 사업장을 소유한 비율도 낮았습니다. 이는 창업 당시 재정적 여유가 부족했거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라 보이며, 펜데믹이라는 경제적 혼란기에 퇴직을 결정하고 창업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았음을 예상케 합니다.

[은퇴 전후 창업 vs. 일찍 퇴사 후
창업자의 사업 운영 현황]
은퇴 전후 창업 vs. 일찍 퇴사 후 창업자의 사업 운영 현황

창업 후배 3명 중 2명은 부동산중개소 같은 서비스업(36%)이나 식당/카페와 같은 음식업(33%)을 선택했습니다. 20년 전 창업한 창업 선배의 경우, 도소매업,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것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당시 유행 업종의 차이일 수 있지만 개인의 퇴직 시점, 준비상태에 따른 차이일 수 있습니다.

일찍 퇴사 후 개업한 창업 선배는 ‘전문성’에 기반해 업종을 택했지만, 은퇴 전후에 개업한 창업 후배는 ‘초기 자금이 적어서’, ‘기술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어서’, ‘가족/지인의 추천 때문에’ 등 상황/주변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자영업종 선택 및 이유] 자영업종 선택 및 이유

창업 후배의 절반은 월 평균 매출이 1,000만원 이상인데 반해, 순익은 매출의 20%에 못 미쳤고, 창업 시 기대했던 것에 비해 소득이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 후배 10명 중 9명은 현재 사업체를 계속 유지하려 하고, 현 사업체를 생각할 때 ‘걱정스러운’, ‘속상한’ 등의 부정 인식(42%)보다 ‘다행스러운’, ‘고마운’ 등 긍정 인식(79%)이 훨씬 높은 편입니다. 즉, 은퇴 후 창업한 경우 일할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이익이 크지 않더라도 오래 일하고 싶어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영업 1년 내 생존율은 78%, 3년 생존율은 54%에 불과해 창업자의 절반 가량이 3년 내 문을 닫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본 설문에서 창업 후배의 업력은 10년 가까이 되므로 사실 은퇴 후 시작한 사업을 잘 정착시킨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조차 현재 소득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입니다. 요즘은 무인점포, 온라인몰 등이 활성화되면서 자영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지만 그 유지는 결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창업을 고민하신다면, 큰 욕심보다 내 전문성을 먼저 고려하시고 만반의 준비를 거치신 뒤 단단히 도전하시면 좋겠습니다.

_ 하나금융연구소 소비자마케팅분석팀 윤선영 연구위원

게시일: 2025.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