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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가 최강이 되기까지
추억팔이 예능 프로그램일 줄 알았던 <최강야구>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KBO 리그가 진행되면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 월요일에 방영하는 <최강야구>는 야구 덕후들의 허전함을 달랜다. 최근 종영한 <찐팬구역> 역시 전혀 행복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치는 의리갑 ‘한화 이글스’의 찐팬들이 모인 프로그램으로 야구 덕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예계의 소문난 한화 찐팬 차태현과 인교진, 이장원, 한화의 영구결번 선수 김태균이 모여 한화 경기를 함께 응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상대 구단의 연예계 찐팬들도 출연해 함께 경기를 보며 각 팀의 구호를 외치고 선수 응원가를 부르는 등 구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응원 열기를 보는 재미가 꽤 컸다. <최강야구>와 <찐팬구역>, 야구에 진심인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반기 관중 600만 명을 돌파한 2024 프로야구 경기 모습
KBO리그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KBO에 따르면 프로야구가 사상 처음으로 전반기에 6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이 수치는 역대 최소 경기 600만 관중 신기록으로, 올해 프로야구는 418경기 만에 600만 관중을 불러 모았다. <최강야구>는 프로야구의 역대급 인기에 한 몫 단단히 거들었다. 방영 2주년을 맞이한 <최강야구>는 오직 승리만을 추구하는 사상 최강의 야구팀이자 프로 야구팀에 대적할 만한 11번째 구단 최강 몬스터즈와 전국의 야구 강팀이 펼치는 양보 없는 대결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은퇴한 프로 야구선수과 프로 리그로의 진출을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로 팀을 꾸려 혈기 왕성한 고교대학팀 등과 경기를 펼친다. 평균 3%대 중후반을 웃도는 시청률과 높은 화제성으로, 직관 12경기가 연속 매진되기도 했다.

<최강야구>의 주연 구단 ‘최강 몬스터즈’
<최강야구>를 통해 프로야구리그 팬이 됐다는 시청자도 늘어났다. 룰이 비교적 복잡하고 경기 시간이 길어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야구를 쉽게 풀이해준 덕분에 야구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연출과 자막 및 정상급 중계진의 실시간 해설은 야구 초심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프로 선수들의 찐 야구 현장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야구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불러 모았고,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선수들의 리얼한 모습은 예능 프로그램의 정체성인 웃음까지 잡았다.

한화 이글스의 찐팬들이 모여 웃고 울었던 프로그램 <찐팬구역>
<최강야구>가 양보 없는 대결을 그렸다면 <찐팬구역>은 찐팬의 입장에서 야구를 보며 팬이 주인공이 되는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깟 공놀이 왜 좋아하냐’는 말을 들으면서도 야구에 웃고 우는 찐팬들의 처절한 애정을 그렸다. 특히 시즌1은 한화 이글스 팬들의 이야기를 다뤄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는 팬이 늘어났을 정도. <찐팬구역>은 야구 팬들에게 그들이 사랑하는 팀과 선수들을 더 가까이에서 응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팬들에게 야구를 새로운 방식으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국 10개 프로구단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도 론칭했다. <야구대표자 : 덕후들의 리그>는 800만 방구석 감독들을 집합시킬 전국 10개 프로야구 구단 대표들의 본격 난장 토론을 그린다. 구단별 찐 팬 MC 1인씩, 총 10인의 대표자가 깊이 있는 토론 주제로 야구팬들의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각 구단 선수, 구단 역사 등을 자세하게 소개해 줌으로써 입문자와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야구대표자 : 덕후들의 리그> 포스터
올시즌 프로야구에 진출한 <최강야구> 출신 신예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한화의 내야수 황영묵, 키움의 고영욱, 원성준 등도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면서 자연스럽게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이 주목받게 되었다. 한때 부정적인 시선을 가졌던 일부 프로야구 팬들 조차도 <최강야구>에 보내는 뜨거운 성원을 보내고 있다. 직관 경기 역시 매번 예매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다. 최근 직관 경기의 상대팀인 영동대 또한 몬스터즈 상대로 지난해 유일하게 2연승을 거뒀고 전다민(두산), 김민주(KIA) 등 프로 진출 신인을 대거 배출하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렇듯 프로 출신 선배들은 옛 기량을 되찾고자 노력하고, 그들을 보고 야구의 꿈을 키웠던 대학 혹은 독립리그 선수들은 선배들을 뛰어 넘기 위한 도전을 매 경기 펼치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유튜브까지 이어지면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강야구>와 <찐팬구역>은 방송에 공개하지 않은 장면을 유튜브 채널로 공개해왔다. <최강야구>의 정근우, 이대호가 각자의 채널에 팀 동료들을 초대해 나눈 후일담 영상들도 최고 100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KBO리그의 흥행이 <최강야구>의 인기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상당 부분 일조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의 월요병을 달래주는 것은 역시 <최강야구>다.

2019년 SBS에서 방영했던 16부작 금토드라마로 주연배우인 남궁민과 박은빈의 캐리로 첫방송 시청률 5.5%에서 시작해 마지막회 시청률 19.1%로 종영해 화제가 되었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 야구 자체의 재미까지 모두 살려낸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이제 더이상 흘릴 눈물도 남아있지 않은,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한다. ‘스토브리그’는 프로 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2011년에 개봉한 영화 <머니볼>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는 실존 인물인 ‘빌리 빈’ 단장을 연기해 기적의 역전승 신화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에 그나마 실력 있는 선수들은 다른 구단에 뺏기는 구단의 칠전팔기 승부 이야기를 그렸다. 기존의 선수 선발 방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머니볼’ 이론을 따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들의 기적과도 같은 스토리가 담겨 있다.

2021년 야구 입시 비리를 소재로 한 독립 영화. 고교 아구계에 내재된 문제 등 청춘들의 씁쓸한 성장기를 그린다. ‘낫아웃’은 야구에서 포수가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받지 못했을때 아웃으로 인정하지 않고 타자가 공을 친 것으로 간주하는 규칙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