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식품첨가물’이란 표시를 보면 좋은 식품이라고 우리는 은연중 생각한다. 식품첨가물은 과연 유해한 것일까? 식품첨가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통해 좋은 것을 고르는 안목을 높여보자.
라이프스타일 ㅣ 건강
[안전한 밥상]
無식품첨가물은 좋은 식품?
아리송한 식품첨가물의
유해성 여부
식품첨가물이 궁금하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식품첨가물’이란 식품에 첨가돼 품질보존, 영양향상, 관능적 가치(보기 좋도록) 증진 등의 목적으로 이용되는 물질을 말한다. 그 쓰임을 좀 더 살펴보면 대개 식품에 첨가·혼합·침윤 혹은 기타의 방법으로 활용되는 물질이다. 또한 기구·용기·포장을 살균·소독의 목적으로 식품에 사용되기도 한다.
식품첨가물이 개발되는 과정은 일반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다. 실험동물에 먹여보고, 사람에게도 먹여보고, 식품에 실제 적용해보고, 하루에 섭취해도 되는 최대량(ADI: Acceptable daily intake, 일상에서 한 사람에 대한 화학약품의 허용량)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흔히 접하는 ‘건강기능식품’의 개발과정보다 훨씬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 것이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을 제조·가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적을 위해 첨가되는 물질이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자료검토를 거쳐 승인 후 사용한다.
무첨가 식품은 과연 좋은 식품일까
식품은 산소, 빛, 열, 금속 등에 의해 쉽게 산화돼 품질도 나빠지고, 인체에 유해한 물질(활성산소 등)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산화 속도를 느리게 해서 식품의 품질을 유지시켜주는 물질이 산화방지제다. 주로 지방이 많이 들어간 제품에 꼭 사용한다.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과자류나 육포와 같은 가공품에 식품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유통기간 전에 산패돼 활성산소와 같은 유해 성분이 잔뜩 발생할 것이다. 활성산소의 유해성은 익히 잘 알려진 대로다.
어린이가 먹는 홍삼 제품에 감미료를 포함하여 식품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먹이려는 엄마와 먹기 싫어하는 아이와의 전쟁이 매일 일어날 것이다.
ADI는 일생동안 매일 먹어도 유해하지 않는 양을 말한다. 동물실험을 통해 기준량을 정하고 다시 사람에게 적용할 때는 1/100으로 줄여 적용한다. 식약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식품첨가물의 ADI 대비, 통상 0~3% 정도를 섭취한다고 조사됐다.
가장 많이 섭취하는 식품첨가물은 감미료로 ADI 대비 3% 정도를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레스햄은 식품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한 식품이다. 그래서 먹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매우 좋아해서 자주 먹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좋아한다고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20~30개 넘게 먹는 사람이 있을까? 찾기 힘들 것이다.
식품첨가물의 종류
대표적인 식품첨가물의 종류는 감미료, 보존료, 산도조절제, 착색료 등 용도에 따라 32종류로 우리나라에는 2019년 기준 618개가 등록되어 있다.
➊ 감미료
식품에 단맛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한다. 자일리톨, 사카린나트륨, 아세설팜칼륨 등이며 청량음료, 유산균음료, 발효유에 흔히 들어간다.
➋ 보존료
미생물에 의한 변질(부패)을 방지해 식품 보존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사용된다. 소르빈산, 안식향산, 프로피온산 등이 있고 주로 빵, 소시지, 치즈, 간장 등에 들어간다.
➌ 산도조절제
식품의 산도나 알칼리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되며, 구연산, 수산화나트륨 등이 있다. 면, 치즈, 발효유 등에 들어있다.
➍ 착색료
식품에 색을 부여하거나 복원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코치닐추출색소 등이 있으며 치즈, 버터, 아이스크림 등에 들어있다.
주요 식품첨가물 살펴보기

이.디.티.에이.칼슘이나트륨
(산화방지제)
주로 소스, 마요네즈 통조림 식품, 마가린 등에 사용한다. 제품의 산화를 방지한다.

에리쏘로빈산나트륨
(산화방지제)
지방이 많은 식품의 유통, 보관 중 산화 및 변색되는 것을 방지한다. 육포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터셔리브틸히드로퀴논
(산화방지제)
식용유지(과자류), 어패 냉동품, 추잉껌 등에 사용되는 산화방지제다.

아스코르빌파르미테이트
(산화방지제·영양강화제)
제품의 산화를 방지하고 비타민C를 공급한다. 주로 초콜릿 가공품에 많이 사용한다.

폴리인산나트륨
메타인산나트륨
피로인산나트륨
(산도 조절제, 팽창제)
식품의 산도를 조절해 식품의 맛을 결정하고,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시켜 변질을 방지한다. 프레스햄류에 주로 사용한다.

팔라티노스
(감미료)
저감미, 저칼로리, 치아 부식 방지 등의 기능을 가진 천연 감미료다. 홍삼 기능성 식품 등에 사용한다.
시클로덱스트린시럽
(안정제)
홍삼 특유의 쓴 맛을 없애고, 부드러운 단 맛을 내게 하는 올리고당이다.
세상에 나쁜 식품첨가물은 없다
살면서 전문가가 아니면, 한 번 들어보기도 힘들 외국어로 조합된 식품첨가물의 명칭이 소비자의 공포를 자극하기도 한다. 입에 들어갈 음식인데 천연 물질이 아닌, 연구소의 시험관에서 태어났을 법한 느낌 때문이다. 명백한 오해다.
대다수 식품첨가물은 원래부터 우리 주변에 있어왔던 물질들이 대부분이며, 심지어는 오래도록 먹어온 것들이기도 하다. 유명한 MSG(글루탐산소듐염)도 그렇다. MSG는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참고로 MSG는 ADI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소금이나 비타민C보다도 안전하다는 실험결과 때문이다.
식품첨가물은 개발부터 생산과정까지 철저히 관리되고 있으며 사용량도 매일, 평생을 섭취해도 무해한 양으로 정해져 있다. 식품첨가물은 대부분 좋은, 안전한 식품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다. 그러나 일부 나쁜 사용자들이 예쁘고 자극적인 식품을 만들기 위해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나쁜 개주인이 있을 뿐” 이란 유명한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세상에 나쁜 식품첨가물은 없다. 나쁜 사용자와 잘못된 섭취자만 있을 뿐”
제조자는 허용 기준에 적합한 양과 용도로만 사용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섭취자는 식품첨가물이 과도한 식품을 자주, 그리고 많이 섭취하는 잘못된 식습관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식품첨가물에 예민한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이나 과민성 체질인 사람들은 가급적 식품첨가물을 적게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식품첨가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진정 안전한 밥상을 만드는 현명한 소비자가 됐으면 한다.
글 이현순 이학박사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소속
고려대학교 당뇨 합병증 예방 기능성 소재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능성식품과 관련된 연구논문을 50여 편 발표했고,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에서 식품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