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 스타일
한여름 체취의 습격
‘이것’도 하세요
모든 냄새는 이유가 있다. 여름철 체취가 유독 고약하게 느껴지는 건 고온다습한 날씨에 땀 배출량이 늘기 때문이다. 몸 냄새의 대부분은 아포크린 땀샘이란 특수한 땀샘으로부터 기인한다. 주로 가슴, 생식기, 눈꺼풀, 겨드랑이, 귀에 분포한 땀샘으로 일반적인 땀샘(에크린 땀샘)과 달리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분비되면 곧 피부 표면의 세균 분해돼 악취를 풍긴다. 사춘기에서 젊은 성인이 피지샘 분비가 활발해 냄새가 심한 편이다.
무리한 다이어트가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흔히 체중 감량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탄수화물(포도당)은 우리 몸의 ‘컨트롤 타워’인 뇌의 유일한 영양소다. 뇌는 생존을 위해 간에서 지방을 분해해 ‘케톤’이라는 화학 물질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이것이 강한 암모니아 냄새를 풍긴다. 케톤이 많이 생기면 머리도 아프고, 현기증 나거나 무기력한 증상이 따르기도 한다.
특히, 나이 든 노인 특유의 체취는 피부에 생기는 노넨알데하이드(노네랄)이란 물질 때문이다. 피부 표면에는 콜레스테롤, 세라마이드, 지방산처럼 다양한 기름 성분이 있는데, 이 중 지방산이 변질해 생기는 게 노네랄이다. 보통 40세 이후 생성되고 폐경, 스트레스 등에 의해 생성량이 늘어난다. 뚱뚱한 사람은 피부 표면적이 넓어 만들어지는 노네날의 양도 많고, 그래서 특유의 기름 냄새 같은 불쾌한 체취도 많이 날 수 있다.
- 미지근한 물로 자주, 짧게 씻는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두피나 겨드랑이, 가슴, 발 등을 꼼꼼히 닦는다.
-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한다.
- 속옷을 자주 갈아입는다.
- 과식하지 않고 금연, 금주한다.
- 무리한 다이어트는 피한다.
- 규칙적으로 야외에서 운동한다.
여름 체취도 원인에 따라 ‘핀셋 교정’이 가능하다. 기본은 청결 유지다. 매일,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몸을 깨끗이 씻는 게 좋다. 뜨거운 물 대신 34도 정도의 따끈한 물로 짧은 샤워를 매일 하는 게 피부 보습을 지키는 비결이다. 샤워 직후 전신에 보습제를 바르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어 냄새 원인(아포크린 땀샘의 땀)을 원천 차단한다. 드라이기의 열은 염증을 촉진하므로 예민한 부위에는 사용을 자제한다.
먹고 마시는 데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이다. 음식 선택도 중요하다. 달걀처럼 특유의 냄새가 나는 재료뿐 아니라 배추·브로콜리 같은 채소도 많이 먹으면 대사 과정에 유황 등 냄새 물질이 생성돼 구린내를 유발한다. 아미노산을 만드는 붉은 고기도 마찬가지다.
즉, 과식을 자제하란 의미다. 땀 분비를 촉진하는 맵고 뜨거운 음식도 줄이는 게 좋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는 피한다. 여성은 하루 800~1200칼로리, 남성은 하루 1200~1400칼로리를 기준으로 탄수화물을 전체 에너지의 50% 정도 섭취하되 종류(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잡곡·대두 등), 섭취 시간(오전)에 주의한다. 가령취(加齡臭, 노인 냄새)의 주범인 노네랄은 지방 성분이라 물로만 씻지 말고 비누·보디클렌저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노네날을 녹이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은 감과 녹차 등에 풍부한 탄닌으로, 일본에서는 이런 성분의 비누, 바디 스프레이 등이 상품화돼 있기도 하다. 야외 운동도 꾸준히 실천하면 햇볕의 살균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바람에 묵은 냄새를 날려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 요리나 청소할 때는 꼭 창문을 연다.
- 에어컨, 제습기를 틀거나 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한다.
- 말린 녹차 티백, 커피, 10원 동전 등을 옷장, 신발장에 넣어둔다.
- 신발은 주기적으로 햇빛에 말린다.
- 무좀을 치료한다.

체취를 잡아도 주변 환경이 더러우면 무용지물이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철 집안에 곰팡이가 피어오르면 공기 중에 악취 성분이 늘면서 몸과 옷에 달라붙을 수 있다. 음식물이 쉽게 부패하고 호흡기 건강에도 치명적일 수 있어 수시로 환기·청소하고 에어컨·제습기 등 가전제품도 적극 활용한다. 요리 중, 식사한 후에도 마늘 등 향신채소의 냄새가 배지 않게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게 좋다.
발에는 아포크린 땀샘이 없지만, 에크린 땀샘이 워낙 많이 분포한 데다 양말, 신발을 신다 보면 땀이 고여 악취가 나기에 십상이다. 무좀이 있어도 발 냄새가 심하다. 기초는 습기 제거다. 습기 제거제를 쓰거나 말린 녹차 티백, 커피 가루를 신발장에 하루 정도 넣어두면 냄새 물질까지 빨아들여 구린 냄새를 줄일 수 있다.
구리가 포함된 10원짜리 동전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신발은 주기적으로 햇빛에 말리고, 소주를 거즈나 솜에 묻혀 신발 안쪽을 닦으면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면서 냄새가 함께 사라지는 동시에 살균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무좀이 심해도 혼자 빙초산에 발을 담그는 건 피해야 한다. 치료도 잘 안되고 산의 농도를 잘못 조절하면 자칫 피부 화상까지 입을 수 있다.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은 바르는 약을 쓰거나 보톡스 주사, 전기자극을 주는 이온영동요법 등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땀 냄새가 너무 심하면 보톡스 주사를 맞거나 땀샘을 파괴하는 레이저 시술 등을 고려해볼만 하다. 심한 체취는 숨은 질환의 ‘경고’일 수도 있다. 위장관 출혈이 있을 땐 장출혈로 발생한 피의 철분과 단백질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돼 꼬릿꼬릿한 냄새가 뿜어져 나온다. 입에서 과일 냄새가 날 때는 당뇨에 의한 고혈당을 의심할 수 있다. 가만히 있는데 달걀 썩는 듯한 시큼한 냄새가 나면 급성 간염이나 간경화, 담낭염 등 간질환 때문은 아닌지 체크해야 한다.
글 _ 박정렬 건강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