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케어 ㅣ 헬스케어
[하나더넥스트X해마루동물병원]
반려동물과 인간의 건강,
하나로 연결된 이야기 2부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 옆에서 꼬리를 흔드는 반려견, 소파 위에서 부드럽게 몸을 비비며 애정을 표현하는 반려묘. 이렇게 반려동물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기쁨과 위안을 주는 우리 삶의 일부이자 소중한 가족입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이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바로 ‘원헬스(One Health)’ 인데요. 다소 생소하지만 중요한 원헬스, 지금부터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보통 인간의 건강 관련 문제를 그 자체만 가지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 그리고 환경의 건강이 서로 영향을 미치고,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이 바로 ‘원헬스’입니다.

반려동물
환경의 문제는 인간, 동물의 감염병에만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감염병 외에도 사람과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입니다. 다들 익히 아시는 것처럼 2011년 원인 불명의 중증 폐렴 증세를 보이는 임산부가 다수 입원,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이후 정부 차원에서 역학조사가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임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이미 2006~2007년 저희 해마루동물병원을 포함한 국내 일부 동물병원에서는 개와 고양이가 원인 불명의 폐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들이 발생했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당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부검 의뢰를 하는 등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원인을 찾지는 못했죠.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동물들이 사망하는 사례들이 있었는데, 이 역시 원인불명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며 원인을 밝히지 못했습니다. 이후 사람에서 사건이 대규모로 발생한 후에야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임을 밝혀졌고, 반려동물에게도 동일한 원인이 작용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일 반려동물에서 발생한 사망원인을 더 일찍 찾을 수 있었다면, 몇 년 뒤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것도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기에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사람과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체구가 작고 바닥 가까이서 생활하며 바닥을 핥거나 털을 정리하는 등의 습성 때문에 환경 오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사망한 고양이의 부검을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 사실을 확인하고, 그 가정의 보호자도 같은 노출에 의한 위험이 있었음을 알게 된 사례도 있었죠. 이와 같이 반려동물과 사람은 같은 주거환경을 공유하므로, 환경 오염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환경, 먹거리 등을 공유하면서 비슷한 질환에 이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식습관, 생활방식을 공유하기 때문에 당뇨병, 알레르기와 같은 비감염성 질환도 반려동물과 사람에서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의 한 연구에 따르면,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과 그 반려견에서 알레르기 발병률이 높았다고 하는데요. 이는 환경요인이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정서적 건강을 지켜주는 든든한 동반자,반려동물
인간과 반려동물이 감염성 질병, 비감염성 질환으로만 연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 글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반려동물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큰 도움을 줍니다. 독일, 스웨덴, 오스트리아에 등에서 진행된 공동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사람들은 외로움이 감소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한 산책과 놀이를 통해 신체 활동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며, 이는 인지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죠.
특히 사회적 관계가 줄어든 시니어 보호자에게 반려동물은 대화와 일상의 목적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존재인데요. 반려동물을 매개로 이웃과의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어 사회적 상호작용 촉진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이처럼 사람과 동물, 그리고 환경의 건강은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특히 반려동물은 인간과 환경 사이에서 건강 경보 시스템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반려동물은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게 해주고, 정서적인 지지에 있어서도 큰 도움을 줍니다. 따라서, 건강한 반려동물과의 공존은 곧 인간의 건강한 삶과도 직결된다는 점 꼭 기억해주세요.
글 _ 김소현 수의사(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이사장, 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회 위원장)
게시일: 2025.07.09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반려동물 의료와 공중보건 분야에서 연구와 실무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현재 해마루반려동물의료재단 이사장으로서 해마루동물병원을 운영하며, 반려동물 의료, 연구, 교육을 아우르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특수목적견 의료지원 등 반려동물 의료복지 향상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대한수의사회 원헬스특별위원회 위원장 및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One Health 개념을 바탕으로 사람과 동물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