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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연극 무대에서 초심을 찾다

좀처럼 무대에서 보기 어려웠던 배우들이 연극 무대를 찾는다. 점점 커지는 뮤지컬 시장과 달리 위축되어 있던 연극 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스타들의 연극 작품을 소개한다.

드라마와 영화, OTT 등의 매체에서 꾸준히 활약하던 배우들이 연극 무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배우가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사례는 많았지만, 매체 연기로 인지도를 얻은 후 연극 무대로 진출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과거에 비해 작품 수가 줄어든 업계의 어려움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배우들의 시도라는 의견도 있다. 감독의 예술이라는 영화와 달리 배우의 예술이라 불리는 연극 무대를 두드리는 배우들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고전, 살아 움직이다
32년 만에 연극 무대를 찾은 배우 이영애

32년 만에 연극 무대를 찾은 배우 이영애 / LG아트센터, Studio AL 제공

배우 이영애가 연극 <헤다 가블러>로 32년 만에 연극 무대를 찾는다. 헨리크 입센 원작 <헤다 가블러>는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다루는 작품이다. 인간의 복잡한 심리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그동안 세계의 많은 무대에서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 이영애는 외면은 우아하지만, 내면에는 숨겨진 불안과 욕망, 파괴적인 본성을 가진 인물인 ‘헤다’를 입체적으로 연기할 예정이다.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공연 장면 / 쇼앤텔플레이, 와이엠스토리 제공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공연 장면 / 쇼앤텔플레이, 와이엠스토리 제공

아서 밀러 원작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박근형, 손숙과 만나 큰 감동을 선사한다. 미국 대공황이라는 가혹한 현실과 평범한 개인의 파국을 담은 이 작품은 김재엽 연출의 감각적인 터치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공감받는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연기 고수들의 명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아서 밀러의 또 다른 작품 <시련>도 연극 무대에 오른다. 17세기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마을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을 통해 집단적 광기와 정치적 조작을 통해 개인의 삶이 어떻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간을 초월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엄기준이 주인공 존 프락터 역을, 아역 때부터 다져진 내공의 배우 진지희가 메어리 위렌 역을 맡았다.

젊은 피, 연극과 사랑에 빠지다
연극 <킬링 시저> 포스터

연극 <킬링 시저> 포스터

2015년 초연 이후 딱 10년이 흐른 작품 <꽃의 비밀>. 이탈리아 시골 마을의 네 여자가 사라진 남편을 대신해 보험금을 타기 위해 소동을 벌이는 이야기다. 매체에서 주로 봐왔던 이연희, 안소희, 공승연이 출연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유행어나 밈 없이, 누군가를 희화화하지 않고도 웃음을 주는 연극이다. 유승호도 다시 연극 무대를 찾는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 <줄리어스 시저>를 원작으로 한 연극 <킬링 시저> 무대에 오르는 것. <킬링 시저>는 공화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벌어진 시저 암살이 결국 또 다른 독재자를 탄생시킨 아이러니를 다룬 작품이다. 유승호는 2024년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 연이어 연극 무대를 선택했다.

감동 한 스푼, 명연기 두 스푼
연극 <사랑해 엄마> 포스터

연극 <사랑해 엄마> 포스터

연기 베테랑들이 뭉쳤다. 정혜선, 박정수, 송선미, 이태란, 정찬, 공정환까지 연기 경력 도합 200년에 달하는 배우들이 모여 창작 초연 연극 <분홍립스틱>을 선보인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역을 정혜선, 박정수가 맡았고, 평생을 참고 살아온 며느리 역을 송선미, 이태란이 연기한다. 어머니로서, 여성으로서 살아온 두 여성의 삶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현대 사회에서 급증하고 있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도 담아낸다.

연극 <사랑해 엄마>는 개그우먼 조혜련이 제작, 연출에 참여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홀로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억척스럽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려가는 내용으로 각박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늘 곁에 있는 가족의 사랑을 잊지 말자는 따뜻한 메시지도 함께 던진다. ‘웃고 들어갔다가 울고 나온다’는 입소문이 나 장기 공연 중이다.

저렴하게 보자!
꽃중년 연극 할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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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비밀>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장진 감독의 코미디 연극. 이탈리아 시골 마을의 평범한 주부 4명이 펼치는 예측 불허 코믹 변장 소동을 다룬다. 40세 이상 65세 이하 예매 시 2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986년부터 1961년생에 해당한다. ~5월 11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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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립스틱>
지독하게 시집살이를 시켰던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리면서 그녀의 삶을 여자로서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며느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평일 공연 35% 할인 혜택과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3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4월 8일~5월 9일 평일 회차.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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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도둑이야기>
대학로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 1989년 초연 이후 시대를 초월한 유머와 사회 풍자를 담아온 작품이다. 1976년 이전 출생자에게 꽃중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본인에 한해 정가 5만원 공연을 2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 4월 30일까지. 대학로 아트포레스트 1관


editor _ 류창희

게시일: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