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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멋, 반려분재
나무를 작게 축소시켜 작은 화분에서 키우는 분재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분재의 매력은 무엇이고 반려분재를 키워보려면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클래스까지 알아보았다.
분재라고 하면 어르신들이나 하는 취미 활동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1970~1980년대에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부유해 보이는 사무실이나 집 안에 소나무 분재가 놓여 있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BTS 멤버가 분재 사랑을 표현하면서 MZ들 사이에 이르기까지 다시 힙한 인테리어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잘 관리된 식물 등으로 실내를 꾸미는 그린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옛 유행을 다시 따르는 ‘뉴트로’ 열풍이 함께 맞물리면서 유행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과거에 비해 다양한 나무가 유통되고 있는 것도 분재를 좀 더 친숙하게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요인이다. 온화수의 김예지 대표는 과거에 비해 일상 분재, 생활 분재, 모던 분재 등 다양한 이름으로 손바닥 크기의 작은 나무가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고가의 분재에 비해 대중이 접근하기 좀 더 쉬워졌다고 말한다. 고가의 분재가 있기는 하지만 인테리어 오브제로 활용하기 좋은 합리적인 분재들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분재는 나무를 미니어처처럼 축소시켜 작은 화분에서 키우는 것이다. 때로는 수백 년의 이야기가 담긴 노거목을 작은 화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꽃화분의 경우 아름답지만 결국엔 시들어 버리고 마는데 비해 분재는 관리하기에 따라 생명이 연장되고 계절에 따라 변화하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을 변신시킬 수 있다는 것도 일반적인 화분 키우기와는 다른 부분이다.
분재는 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대표적인 관상식물이기 때문에 무엇을 감상하는지 목적에 따라 4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사시사철 푸르름을 감상하는 ‘상록분재(송백분재)’, 잎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상엽분재’, 계절에 따라 다른 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상화분재’, 계절에 따른 열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상과분재’가 있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분재숍 우너프의 최운용 대표는 “계절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종류가 많은 분재 특성 상 계절에 맞게 가장 키워보고 싶은 나무를 하나씩 키우다 보면 어느새 분재에 매료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재를 직접 키우며 변화하는 계절을 겪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분재 가위를 이용해 잎과 가지를 정리하고, 원하는 방향데로 다듬어 나가고 관리하면 반려동물만큼이나 정이 듬뿍 들기 때문에 반려분재라는 말도 생겨난 것이 아닌지 짐작해 본다.

분재샵 오서의 서찬희 대표는 분재의 매력으로 ‘대자연을 표현해 나무를 자연상태 그대로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크기는 작지만 오래된 나무를 작은 화분에 담고 가까이 두어 감상하면서 계절의 변화 또한 느낄 수 있어 집 안에 작은 산 하나를 소유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나무와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느낌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분재관리는 크게 ‘물주기, 햇빛, 공기순환, 영양’ 4가지 활동이 있어요. 이 가운데 물주기가 가장 중요한데요. 물을 주는 주기, 물 주는 양, 물 주는 시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겉흙의 건조상태를 살피며 겉흙이 마르면 물을 주는데요. 모든 뿌리가 골고루 물을 먹을 수 있도록 화분 밑으로 흘러나올 때까지 흠뻑 물을 줘야 해요. 오전에서 오후까지 가운데 해가 떠 있는 시간에 물을 주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 해가 진 저녁에는 물을 주지 않는 게 좋아요.
Q. 초보자의 경우 관리하기 쉬운 분재 종류가 따로 있을까요?‘소사나무(Korean Hornbeam)’를 추천하는데요. 분재를 위해 태어난 나무라고 할 정도로 감상가치가 높고 여가로써 작품 활동을 하기에도 좋은 분재에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분재이기도 한데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키우기 가장 적합해요. 소사나무는 내한성이 강하고 척박하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특징이 있어요. 하나의 줄기에 잔가지가 많이 붙고, 가지의 패턴과 잎의 모양이 아름답고 새로운 가지가 계속 잘 나오기 때문에 전세계 분재 애호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분재 가운데 하나입니다. 봄에 피어나는 새싹은 귀여운 유년기의 모습을, 여름에 무성하게 핀 잎들은 건강한 청년기, 가을에 수려하게 물든 단풍잎은 중후하고 멋진 중년기, 겨울철 하얀 가지만 남은 모습은 노년기를 보여주며 계절에 따라 마치 우리 인생을 보여주는 감상가치가 매우 뛰어난 나무에요.
Q. 자신에게 맞는 분재를 찾을 때 어떤 점을 고려하면 좋을까요?자신에게 맞는 분재를 찾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은 분재를 키우는 환경과 계절에 따른 나의 감정상태입니다. 지속성 있게 관리하기 쉽게 분재를 경험하려면 환경에 적합한 나무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고요. 계절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종류가 많은 분재 특성상 그 계절에 내가 가장 키워보고 싶은 나무를 키우다 보면 어느새 분재에 매료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우너프 분재샵은 한국식 모던 분재와 분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도심 속 분재 아틀리에’다. WOONERF는 네덜란드어로 ‘살아 있는 거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분재 수업과 판매, 렌털, 세미나, 전시 등을 진행하며 분재와 관련된 다양한 협업활동도 하고 있다. 우너프의 분재 클래스는 분재의 본질에 더 집중하고 낭만적인 분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클래스는 크게 두 가지로 프라이빗 클래스와 분재적 만남으로 운영된다. 기간에 따라 원데이, 6개월 과정, 1년 과정으로 진행되며 분재 이론과 함께 코리안 스타일 모던 분재의 디자인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나길 39 2층
전화번호: 0507-1364-6967
인스타그램: @woonerf.boonjaeshop

에세테라(ET CETRA)의 분재 클래스에서는 분재를 기를 환경을 고려해 수종을 선택하고 수종에 속해 있는 다양한 분재 가운데 마음에 드는 분재를 골라본다. 분재가 새로운 분에서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뿌리를 털어주고 각 수종에 적합한 비율의 흙에 식재한다. 분재 가위를 이용해 식재한 분재의 잎과 가지를 정리하고 다듬으며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진정한 분재의 묘미를 체험해본다. 분재의 모양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기를 환경을 고려해 준비된 2가지의 이끼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 흙 위에 원하는 디자인으로 심어주고 화산석, 유목 등으로 각자의 풍경을 화분에 담아낸다.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343 갤러리아명품관West 5층
전화번호: 0507-1449-3731
인스타그램: @etcetera_seoul

오서는 분재를 하는 아버지와 도자기를 만드는 딸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분재라는 생소한 분야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커리큘럼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볍게 들어볼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부터 분재 정규 클래스, 도자기 화분부터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도자기, 분재 클래스까지 3가지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의 경우 대표가 직접 제작한 도자기 화분에 3~5년 수령 이상의 나무 하나를 선택해 기본 식재를 하게 되는데 이론 수업 1시간, 실습 1시간 총 2시간으로 진행된다. 정규 클래스에서는 기본식재, 철사걸이, 분경 등 다양한 분재 작업을 경험해볼 수 있고 기초, 중급, 고급으로 반이 나누어져 있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376 2층
전화번호: 0507-1404-7156
인스타그램: @ohseo.shop.kr

온화수의 분재 수업은 느림의 아름다움을 나누는 시간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과 사람의 균형을 찾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나무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드러내 눈이 편하고 건강한 분재를 만든다. 온화수의 분재 클래스는 3가지로 운영되고 있다. 가볍게 분재를 체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원데이 클래스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다양한 분재 연출법을 배워보는 한 달 짜리 코스와 분재의 인기 수종을 다루고 그에 어울리는 연출과 필요한 기술, 관리 방법을 심도 있게 배워보는 계절 수업으로 운영된다. 분재는 단순히 화분에 나무를 옮겨 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관리가 중요하다. 온화수에서는 분재 수업이 끝나고도 온화수에서 만난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기한 없이 상담해 주고 있다. 또 계절 분재 수업을 들은 사람의 한해 분재 독서모임 참여도 가능하다.
주소: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소원로 267
전화번호: 0507-1474-3058
인스타그램: @onhwa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