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큐

‘부자 운동’ 인식 저 멀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활동이 가능한 스포츠가 골프이며 라운딩을 통해 단체 활동도 가능하다. 이에 해외 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라운딩 횟수를 늘리면서 골프장 예약이 더욱 어려워졌으며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따라 수요가 증가한 만큼 골프피가 크게 상승했다. 이러한 골프 산업의 성장 중심에는 MZ 세대가 자리잡았다는 판단이다.

MZ 세대는 자신의 성향을 적극적으로 내보이며 활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서 SNS를 활용해 불특정 다수와 함께 자신의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한다. 이러한 현상이 골프 산업을 더욱 키웠으며 K-골프라는 단어와 함께 대중화가 됐다고 할 수 있다.

과거 고가의 스포츠라는 인식에 비해, 오늘날 골프의 이미지는 스크린 골프장의 활성화, 해외여행 대신 즐기는 여행,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으로 여겨진다. 이런 점이 MZ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골프 웨어 등 골프 아이템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스크린골프장의 경쟁 가속

특히 필드에 나가지 않더라도 스크린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MZ 세대에게 매력적인 스포츠로 자리잡게 됐다. 스크린골프장은 필드와 다르게 계절과 상관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방역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돼 골프연습장의 경우에는 폐업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스프린골프장의 경우는 감염 위험이 적은 상태에서 소규모 모임의 형태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오히려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에 스크린 골프장 1위 업체인 골프존과 후발 업체인 카카오VX 모두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MZ 세대의 유입으로 경쟁이 가속화된 가운데 골프존의 경우는 절대 강자였으나 카카오 플랫폼을 기반으로 캐릭터와 결합하면서 카카오VX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 1, 2위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는 만큼 이 역시 향후 골프 산업 대중화에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위드코로나 이후 향방은?

그렇다면 골프가 MZ 세대의 대거 유입으로 빠르게 대중화된 이후,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 또 다른 방향을 보일까?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다. 더욱 대중화되면서 관련산업이 제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단순하게 스포츠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사회 변화에 따라 MZ 세대는 지속적으로 골프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골프라는 특성을 본다면 초기 진입 비용이 크기 때문에 시작이 어렵지 진입한 이후에는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하게 하는 운동 중 하나다.

물론 골프 산업의 확산으로 인해 특히 골프웨어 산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아웃도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우후죽순 아웃도어 브랜드가 생겨났다가 정리됐기 때문이다. 지금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겪은 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게 적응하면서 다시 한 번 도약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험을 알기 때문에 골프웨어 역시 단순하게 골프를 칠 때 입는 옷에 범위를 두지 않고 일상 생활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형태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원하는 MZ 세대가 더욱 선호하는 스포츠로 자리잡는 중이다.

코로나19로 국내 골프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 골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3년 이하의 신규 골프 입문자가 MZ세대에 집중돼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판단이다.

MZ 세대의 관심사에 따라 다소 연령대가 높다는 인식이 강한 골프 산업도 변화의 바람을 맞이했다. 사회에서 주축으로 자리잡아 가는 만큼 MZ 세대의 관심이 향후 투자에 대해서도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MZ 세대를 잡는 것이 여러 산업에서도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글 하나은행 투자전략유닛
김예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