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ㅣ 건강

[건강 돋보기]
잠 못드는 당신을 위한
‘숙면 솔루션’

몸을 왼쪽으로 뉘어 보기도 하고, 반대로 돌아보고 절박한 심정으로 양 한 마리, 두 마리를 세다 새벽을 맞이한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잘’ 살기 위해 ‘잘’ 자고 싶은 현대인을 위해 건강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잠 못드는 대한민국

밤에 잠이 오지 않아 힘들어하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면증(질병코드 F510 비기질성불면증, G470 수면개시및유지장애)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6년 54만3183명에서 2017년 56만2419명, 2018년엔 60만명을 넘어 2019년도에는 63만4074명으로 집계됐다. 매해 5% 이상씩 늘고 있는 셈이다.

불면증을 겪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불면증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숙면이 면역력 증진과 직결된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잘 자는 것이 건강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김혜윤 대한수면연구학회 홍보이사(가톨릭관동의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과장)는 “수면장애는 생체리듬을 깨뜨려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고, 우리 몸의 대사기능을 낮춘다”며 “대사기능이 떨어진 몸은 제대로 에너지를 사용하지 못하고, 더불어 영양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해 면역력이 낮아진다. 또 수면 부족은 호르몬 분비에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수면학회는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성인이 하루에 적어도 6~8시간 잠을 청하기를 권고한다.

당신의 숙면을 위해

만약 지금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자는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빛이다. 몸이 잠을 자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최적의 숙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잠들기 한두시간 전부터는 밝은 형광등보다 따뜻한 노란빛을 내는 은은한 백열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밝은 빛이 수면을 방해하는 원리는 과학적으로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원래 우리 몸은 해 질 무렵, 어둑해질 때부터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생성해 잠잘 준비를 한다. 그런데 늦은 저녁까지 몸이 밝은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생성량이 줄고 잠을 깨우는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몸이 깨어있는 각성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다. 불을 끄고 누워도 뇌가 깨어 있으니 잠이 오지 않고, 잠자는 중에도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잠들기 한 시간 전부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TV 등 밝은 빛을 내는 디지털 기기와는 멀어지는 것이 좋다. 새벽녘에 자다 깼을 때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다시 켜는 것 역시 금물이다. 눈에 스마트폰의 청색광 자극을 주는 건 ‘이제 아침’이라고 뇌에 말하는 것과 같다.

소음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수면에는 주기가 있는데 처음 2~3시간 동안은 혈압·심박수가 떨어지면서 육체 피로가 회복되고, 이후에는 정신 피로가 회복된다. 소음 때문에 중간에 깨는 등 숙면에 방해를 받으면 잠든 순간에도 심신이 온전히 쉬지 못할 수 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침실에서 소음을 아예 없애는 게 좋다.

일정한 기상 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잠드는 시간보다 깨는 시간이 일정해야 우리 몸은 정상적인 리듬을 찾는다.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는 습관을 반복하다 보면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낮에 30분 정도 햇빛을 쬐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밤에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돼 숙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국내선 생소하지만 美에선 잘 팔리는 수면보조제

수면을 유도하는 수면보조제를 먹는 것도 숙면을 돕는 한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수면보조제 시장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수면보조제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으로 10억3400만 달러에 달하며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면보조제 대부분은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성분을 첨가한 제품으로 미국에서는 P&G사의 ‘지퀄(ZzzQuil)’이 선두이고, 중국에서는 제약회사 ‘지린아오동’이 시장의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다. 수면보조제 시장이 커지면서 어린아이도 섭취할 수 있는 수면보조제도 나왔다. 비타민을 주로 제조하던 미국의 ‘올리(Olly)’는 수면보조제인 수면껌을 성인용, 어린이용으로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광동제약, 한미약품, 알리코제약, 일양약품 등에서 수면유도제를 내놓고 있다.

우리 아이가 깊게 잠 들지 못한다면

3살 이하의 아기가 밤마다 잠 들지 못하고 칭얼거린다면, 아기의 수유부터 다시 신경써야 한다. 잠을 자지 못하고 숨이 넘어갈 듯 심하게 우는 아이는 보통 배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젖병을 통해 수유를 할 경우 아기가 젖병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되면서 배앓이가 심해져서 잠에 들지 못한다. 수유할 때 아기가 공기를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고, 젖병이 아이 입보다 작거나 너무 크지 않은지 확인하고 아이 입에 딱 맞는 사이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3살 이상의 아이라면 오후 3시 전에 낮잠을 재우고 그 후에는 아이와 산책을 하거나 놀아주며 잠을 자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맞춰주고 주변을 조용하고 어둡게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욕은 잠들기 2시간 전에 하는 게 좋다. 목욕한 후 아이는 체온이 떨어지면서 멜라토닌이 한꺼번에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아이 숙면 Tip

  • 낮잠은 오후 3시 전에 재우기
  • 잠자는 방은 조용하고 어둡게 만들기
  • 목욕은 잠들기 2시간 전에 하기
  • 3살 미만의 아이라면 배앓이 의심하기
  • 젖병을 물릴 때 아이가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게 하기

기억하면 유용한 수면환경 조건

  • 조명: 밝은 형광등은 끄고 은은한 노랑색, 주황색 등 켜기
  • 스마트폰, TV: 잠들기 한 시간 전부터 자제하고, 자다 깼을 때도 사용 금지
  • 온도: 18~20 ℃로 유지. 24 ℃ 이상, 12 ℃ 이하로 내려가면 수면 방해
  • 커튼: 암막 커튼을 쳐서 외부 빛 차단
  • 소음: 잠든 채 TV나 라디오를 켜두지 않도록 주의. 침실은 최대한 소음 제거

라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