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ㅣ 투자

[전문가 칼럼]
향후10년간 황금기 기대되는
“5G”

바야흐로 4차산업혁명 시대다. 2014년말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는 개념적으로 모호한,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이해됐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 4차산업혁명은 훨씬 우리에게 와 닿는 용어가 됐다. 여전히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일상의 변화를 통해 지금도 진행 중인 ‘혁명’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 세상은 일상 속 4차산업혁명의 대표적인 사례다. 적어도 지난 5년간 일상은 모바일을 통해 크게 변화했다. 휴대전화 하나로 은행에 가지 않아도 예금계좌나 증권계좌의 개설이 가능하다. 이런 일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3G에서 4G(LTE)로 전환이라는 기술의 진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4G의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는 각종 동영상과 비대면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투자 준비하는 미국, 상업화 진행 중의 국내

얼마 전 미 대선이 끝났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공약을 보면 양쪽 다 5G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예정대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5G에 대한 투자는 공화당의 충분한 협조를 받을 수 있는 사항이다. 앞서 미국은 중국기업 화웨이를 겨냥해 반도체 공급 차단 등 강력한 제재를 펼친 바 있다. 미국이 화웨이를 겨냥한 것은 단순히 모바일에서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함이 아니다.

화웨이는 5G장비에서 세계 1위 기업이다. 중국이 탄탄한 5G를 기반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스마트 에너지 분야에서 기술 진보를 이룬다면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파워가 바뀔 수 있다. 그렇기에 미국 입장에서는 화웨이를 견제하여 중국의 5G 기술 확장을 막아야 한다. 미국은 아직 5G의 점유율이 LTE 대비 4%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의 기술 확장을 막고 2025년까지 5G분야에 270조원을 투입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국내시장은 5G 가입자 수가 2020년 연말기준으로 11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에는 아이폰마저 5G폰으로 출시 되었다. 내년에는 보다 더 많은 휴대폰이 5G로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5G 기지국 부족으로 아직은 연결이 제한적이며 LTE 대비 실제 속도가 1.5~2배정도 수준에 그쳐 5G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통신사들이 올해 9조원 이상 5G 투자를 늘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수익성 감소를 우려해 투자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5G 투자에 대한 정부의 압박과 보다 적은 비용으로 커버리지를 늘릴 수 있는 스몰셀(small cell) 기지국과 같은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어 5G 안착은 시간의 문제이다.

앞서가는 중국과 계속되는 신흥국의 도전

아시아에선 중국이 5G를 선도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7월 기준으로 이미 1억명의 5G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말이면 가입자의 20% 이상이 5G를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인도 역시도 5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5G는 기존에 알려진 자율주행, 스마트시티를 넘어서 AI와 로보틱스의 토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도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다.

베트남도 올해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싱가포르는 2022년까지 50%의 커버리지를 목표하고 있다. 인도는 아직 3G기반이 57%, 4G 기반이 43% 수준이다. 그러나 에릭슨의 자료에 따르면, 19년 3분기 인도의 모바일 가입자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11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어 5G 잠재력이 높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디지털 인프라 확대정책은 이제 5G 서비스 상용화로 이어질 것이다. 인도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5G의 상용화가 진행되어, 2025년까지 전체 모바일 가입자가 11%의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인도 최대 통신/유통 기업인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에 투자하고 있는 것 또한 인도의 5G시장을 기대하는 요소 이기도 하다.

5G는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3G에서 4G가 만들어낸 그 이상의 변화를 이끌 것임을 확신한다. 로봇이 배달하는 세상, 무인 공장,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차, 에너지 누수 없이 통제된 스마트 에너지,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현실과 증강 현실은 멀지 않았다. 그 초석이 될 5G, 그 황금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나은행 투자전략부 유영동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