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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돋보기]
예방접종의 세계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미생물의 병원성을 제거하거나 약하게 한 후, 인체에 주사 또는 접종해 신체가 그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고 면역을 갖게 하는 행위를 예방접종이라 말한다. 예방접종은 개인이 병에 걸리지 않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집단 면연력을 키워줘 병의 유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주는 기능이 있다.

인류 건강 지켜준 예방접종

인위적으로 병에 걸리게 해 그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하는 것은 사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대 인도와 아라비아, 중국에서 널리 시행됐던 인두종법이 바로 그것이다. 현대적 의미의 예방접종은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만들어낸 우두종법이 그 시초다. 그는 1796년 우두에 걸렸던 소젖 짜는 여성에게서 고름을 채취해 정원사의 8세 아들에게 접종을 하고, 이후에 천연두 환자의 고름을 접종했다. 그 결과 이 아이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

이 사건을 학계에서는 예방접종, 면역학의 시초로 본다. 백신의 어원이 라틴어로 소를 뜻하는 ‘Vacca’에서 따온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이후 루이 파스퇴르는 약해진 병균을 최초로 백신(Vaccine)이라고 불렀다. 제너와 파스퇴르 등 여러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천연두는 1980년경 자연계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예방접종의 중요성은 과학과 역사가 증명한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한 최선

검증된 과학인 예방접종은 자신뿐 아니라, 공동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꼭 시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접종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특히 만2세 미만 아동의 예방 접종률은 높은 편이지만, 추가 접종을 권장하는 만4~6세 이후부터 성인이 될수록 예방접종률 수치는 상당히 떨어진다. 예방접종률이 높아지면 해당 질병에 대한 집단 면역이 생겨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모두를 지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필수 예방접종과 임시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필수 예방접종은 출생 후 발달 과정에 따라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임시 예방접종은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국비, 시비, 자비로 시행하는 예방접종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1)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2)자궁경부암 예방사업, 3)B형간염 주산기 감염 예방산업, 4)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 5)어르신 폐렴구균 예방접종 사업 등이 국가 예방접종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령과 성별 등에 따라 국가가 접종비용을 전액 지원하기도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예방접종과 관련해 제일 큰 이슈는 역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다. WHO는 지난 10월 6일 올해 말 백신 공급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상 임상시험 중인 제품은 총 10여 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이미 수십만 명에게 자국의 백신을 접종했고, 오는 11월에는 일반 국민에게 접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안전성과 관련해 전문가들로부터 많은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내년 2월경 부작용이 없는 제대로 된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겨울이 끝나기 전까지는 코로나19의 공포로부터 전 세계인이 시름을 덜 것이 좀 더 명확해졌다. 최근에는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한다는 백신이 제약사 ‘화이자’를 통해 개발되기도 했다. 아직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 없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향후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 독감처럼 ‘임시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료 공급 여부 또한 백신 가격에 따라 추후 결정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기쁜 소식이다.

성인도 꼭 알아야 할 예방접종 일정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감염병별 위험군 및 백신별 접종기준 등 자세한 내용은 가까운 보건소,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또는 ‘성인예방접종안내서’를 통해 확인 후 접종 필수.
(출처: 질병관리청)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
· 전 질병관리본부(질병관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