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시 소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인출하기>
2026.08.28
전시정보
| 전시명 | |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인출하기 (Cashing Out Schrödinger’s Cat) |
|---|---|
| 전시 기간 | | 2026.9.5(토)~9.27(일) |
| 장소 | | 서울 중구 을지로 167, 하트원(H.art1) 4층 |
| 전시 작가 | | 김이화, 김정은, 남다현, 도이(박민하), 이도소 |
| 전시 작품 | | 영상, 설치, 조각, 회화 등 |
프리즈 서울 2026과 키아프 서울 2026이 열리는 9월, 동시대 사회를 관통하는 ‘선별’의 구조를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인출하기>가 열립니다.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HD LAB이 주최하고, 2026년 9월 5일부터 27일까지 하나은행 하트원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사회가 끝내 선택하지 않았던 기억과 사물,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감각을 다시
현재로 불러냅니다. 동시대 미술이 가장 활발하게 유통되는 시기에 ‘선별’이라는 행위 자체에 주목해 전시의 화두로 삼습니다. 미술시장에서 작품이 선택되듯 사회 역시 기억과 가치, 노동과 감각을 끊임없이
선별합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인출하기>는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게 된 존재들을 다시 현재로 불러내며, 선택의 바깥에 남겨진 것들의 가능성을 조명합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다섯 작가 김이화, 김정은, 남다현, 도이(박민하), 이도소는 을지로라는 장소가 지닌 노동과 소외,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사를 데이터와 테크놀로지 기반의 매체로 재해석합니다. 전시가 열리는
하트원(H.art1)은 하나은행 을지로기업센터 지점을 리모델링해 2022년 개관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개방형 수장고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과거 금융기관이었던 장소는 오늘날 예술을 보존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전환됐습니다. 금융기관으로서의 과거와 문화예술공간으로서의 현재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하트원은 이번 전시의 개념적 출발점이 됩니다.
은행은 ‘수장’과 ‘인출’이라는 상반된 행위를 통해 가치를 보관하고 필요할 때 다시 꺼내는 공간입니다. 가치 있다고 여겨진 것은 안으로 들어와 보관되고, 필요한 순간에 다시 바깥으로 나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것은 오랫동안 잠든 채 남고, 어떤 것은 우리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집니다. 전시는 이러한 ‘수장과 인출’의 구조를 현대 사회에서 기억과 가치가 선택되고 배제되는 메커니즘으로 확장해 바라봅니다.
전시 제목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인출하기>는 양자역학의 사고실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에서 착안했습니다. 관측되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 있음과 죽어 있음의 가능성을 동시에 지닙니다. 전시는 이
개념을 차용해 사회의 시스템 밖으로 밀려난 기억과 사물, 감각 역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가능성의 상태로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현재로 다시 인출하며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왔는지를 질문합니다.
도시는 개발과 재개발을 거치며 수많은 기억을 지워 나가고, 데이터 시스템은 정보를 저장하는 동시에 일부를 노이즈로 분류해 삭제합니다. 자본은 노동의 가치를 계산하지만 감각과 경험, 관계는 쉽게 수치화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삭제됐다고 해서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록되지 않은 기억은 공간에 남고, 기능을 잃은 사물은 다른 형태의 존재를 이어가며,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감각은 여전히 우리의 일상 속에
머뭅니다.
남다현, <Jeff Koons Special Sale>, 2023, Variable installation, Mixed media
9월 5일(토) 오후 2시에는 전시 오프닝 프로그램으로 남다현 작가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진행됩니다. 작가는 제프 쿤스(Jeff Koons)의 대표작 <Balloon Dog>를 모티프로 장난감 풍선을 활용한
참여형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퍼포먼스는 예술 작품의 상징성을 일상의 재료와 행위를 통해 새롭게 해석하며, 작품과 소비, 가치의 관계를 관람객의 참여 속에서 유희적으로 확장합니다.
다섯 작가는 서로 다른 시선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를 드러내며, 관람객이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잊어왔는지, 그리고 어떤 가능성이 아직 관측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지를 다시 마주하도록 이끕니다.
프로그램 일시: 9.5(토) 14:00
신청 방법: 구글 폼 https://forms.gle/PXP6rz5PFoNBQm9f7
김이화, <Intertidal Nomad>, 아크릴구, 아연스틸, 카본스틸과 패브릭 등 혼합매체, 2025
김이화 작가는 향, 사운드, 빛, 영상, 설치를 결합한 장소 특정적 작업을 통해 특정 장소에 축적된 기억과 공동체의 서사를 감각적 경험으로 전환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에서 채집한 이미지와 기록, 언어의 파편을 연결하며 사라진 공동체의 기억과 도시의 단면을 현재의 감각으로 다시 호출합니다.
김정은, <스핀-스팟 SPIN-SPOT>, 씨알콜렉티브, 서울, 2025 전시 전경, 사진: 이의록
김정은 작가는 이동의 과정에서 축적되는 경로와 리듬,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감각적 진동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지도와 이동의 궤적, 점과 선의 데이터는 공간의 구조를 탐색하는 동시에 개인의 경험이 개입된 주관적 매핑으로 확장됩니다. 이러한 기록은 조형과 키네틱 구조, 빛과 움직임의 언어로 전환되며, 반복되는 통과와 회전, 멈춤과 선택의 순간을 통해 공간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안에 잠재된 긴장, 미세한 진동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장소를 고정된 배경이 아닌 사건과 기억, 시간과 감각이 교차하는 유동적 조건으로 인식하고, 이를 신체적 경험의 층위에서 재구성합니다.
남다현, <Small Mountain Series>, Trash in trash bags, Styrofoam, 2025
남다현 작가는 차용과 패러디를 조형적 언어로 활용해 예술과 가치의 기준, 소비와 권위가 형성되는 방식을 탐구합니다. 신작 <Centre Pompidou Daiso>에서는 퐁피두센터 소장 현대미술의 대표작을 다이소의 제품으로 치환하며 현대미술을 둘러싼 가치와 위계의 구조를 새롭게 질문합니다. 더불어 다양한 색상의 쓰레기봉투로 우고 론디노네의 조각을 치환한 <Mountain>과 택배 상자를 조립해 안토니 곰리의 인체 조각을 치환한 <Museum Dosi: CONCRETE>가 함께 전시됩니다. 두 작품 역시 원작이 지닌 조각의 기념비적인 형태와 구조는 유지하되, 재료를 현대 소비사회의 상징물이나 소비 후 남겨진 잔여물로 대체합니다. 이를 통해 현대미술의 가치 체계를 성찰하게 합니다.
도이, <잘자라 우리 아가, Sing the baby a lullaby>, 전구, 모터, 스테인리스, 250×92×230cm, 2025
도이 작가는 폐기된 전자기기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기능을 상실한 사물의 새로운 존재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회로와 빛, 물질의 구조를 드러내며 효율 중심의 가치 체계에 질문을 던지고,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기계가 맺는 새로운 관계를 제안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진 전자기기의 잔여물을 통해 보이지 않는 구조와 감각을 현재로 다시 호출합니다.
이도소, <액자와 실리카겔>, 장지에 채색, 130x324cm, 2026
이도소 작가는 시간, 기억, 망각, 존재의 불안정성을 물질과 조형, 공간의 관계를 통해 탐구하며, 이를 붙잡으려는 인간의 시도에 대해 깊이 사유합니다. 한국화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실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병풍 ‘백납도’를 재해석한 6폭 병풍 ‘구십구납도’를 선보입니다. 존재의 유한성 속에서 기억과 시간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물질과 조형에 대한 탐구를 통해 끊임없이 그것을 붙잡고 증명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인간의 본질적인 노력과 고뇌를 담아냅니다.
전시기획/글. HD Lab
문의. hdlab.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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