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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전시소개

[한경 아르떼 추천 전시 ⑯]

빛으로 물든
국립현대미술관 40주년전

2026.08.07

전시정보

전시 기간 | 2026.7.10(금)~2027.10.31(일)
관람 시간 | 화~일요일 10:00~18:00
※ 월요일 휴관
장소 |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원형전시실·3층 회랑 브리지·로비·조각공원 등
관람 요금 | 과천관 통합관람권 3,000원
문의 | 02-2188-6000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건립은 한국 미술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정표였습니다. 이전까지 경복궁·덕수궁에서 셋방살이를 하던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건립으로 처음 제대로 된 미술관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1986년 문을 연 이래 개최한 전시는 502회, 이곳을 다녀간 관람객은 약 2,500만 명에 달합니다. 2013년 서울 소격동에 개관한 서울관에 ‘현대미술 중심지’라는 타이틀을 내주기는 했지만, 여전히 과천관의 존재감은 굳건합니다.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은 이러한 과천관의 불혹(不惑)을 기념하는 전시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빛’을 주제로 국내외 작가 9명의 작품을 선정한 뒤 로비와 전시실, 야외 조각공원 등에 전시했습니다. 전시실을 벗어나 관람객이 지나는 길목마다 작품을 배치한 것이 특징입니다.

필립 파레노, 마퀴, 2019, 투명 플래시 글라스, LED 조명, 네온, DMX 컨트롤러, 37×204×75cm

필립 파레노, <마퀴>, 2019, 투명 플래시 글라스, LED 조명, 네온, DMX 컨트롤러, 37×204×75cm

로비에 들어서면 프랑스 작가 필립 파레노의 <마퀴>가 관람객을 맞습니다. 극장 입구의 전광판을 본뜬 작품으로, 입구에 선 관객에게 점멸하는 빛을 통해 무언가 시작될 듯한 기대감을 전합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이 작품을 기증받은 뒤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하는 자리입니다. 3층 브리지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의 영상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가 유리창 밖 숲과 겹쳐지며 상영됩니다.

새롭게 꾸민 원형전시실은 ‘빛의 거장’ 제임스 터렐의 작품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가 내뿜는 신비로운 빛으로 가득합니다. 색은 2시간 30분에 걸쳐 숨을 쉬듯 천천히 바뀝니다. 김유진 학예연구사는 “빛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게 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미술관 발전후원위원회가 기증한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됐습니다. 네온과 거울로 착시 효과를 만들어 작품이 무한히 이어지는 듯한 광경을 연출하는 이반 나바로의 설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됐습니다.

제임스 터렐,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Imaginings, Wide Rectangular Curved Glass), 2021, LED 조명과 스크림을 활용한 공간 설치, 182.9×304.8㎝, 2h30m, 국립현대미술관 발전후원위원회(MDC) 기증,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제임스 터렐, <상상들, 넓은 직사각형의 곡면 유리(Imaginings, Wide Rectangular Curved Glass)>, 2021, LED 조명과 스크림을 활용한 공간 설치, 182.9×304.8㎝, 2h30m, 국립현대미술관 발전후원위원회(MDC) 기증,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반 나바로, 에코(벽돌)(Ecco(Brick)), 2012, 네온 조명, 벽돌구조물, 거울, 반투명거울, 혼합재료, 81×180×180㎝, AP11(ed2),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반 나바로, <에코(벽돌)(Ecco(Brick))>, 2012, 네온 조명, 벽돌구조물, 거울, 반투명거울, 혼합재료, 81×180×180㎝, AP11(ed2),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과천관의 상징과도 같은 야외 조각공원에는 김하늘 등 작가 5명이 관람객이 직접 앉거나 기댈 수 있는 ‘앉는 조각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수산시장에서 버려진 폐스티로폼 상자로 만든 파란 소파 40개를 잔디밭에 늘어놓는 방식입니다. 감상의 대상이었던 조각을 친근한 대상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입니다.

전시 관람 후에는 3~6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근현대미술 Ⅰ·Ⅱ>를 함께 둘러볼 만합니다. 박수근·김환기 등 대표 작가들의 작품 260점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훑어보는 상설전으로, 여러 번 반복해 관람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클로드 모네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아이 웨이웨이 등 해외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MMCA 해외 명작: 수련과 샹들리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두 나라의 미술 교류 80년을 정리한 <로드무비: 1945년 이후 한일미술>도 함께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훈, 자리, 2026, ABS, 100×200×72cm(x7), 가변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하지훈, <자리>, 2026, ABS, 100×200×72cm(x7), 가변 설치, 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이 모든 전시는 과천관 통합관람료 3,000원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빛의 상상들> 전시는 11월 29일까지 열리며, 터렐과 나바로의 작품은 내년 10월 31일까지 계속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글. 성수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 본 콘텐츠는 한경매거진앤북에서 제공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