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문화·여가

푸른 동해, 겨울 낭만 코스!
해파랑길 1편

2025.12.19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인데요. 여행하며 걷는 것은 신체적 활력뿐만 아니라 마음의 평온함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걸으며 여행하기 좋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동해안 ‘해파랑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해파랑길, 그 이름의 의미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무려 750km에 달하는 대한민국 최장 걷기 여행길입니다. 2010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동해안 탐방로 이름을 해파랑길로 명명하였고 2016년 5월에 정식 개통했습니다.

해파랑이라는 이름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색인 ‘파랑’ 그리고 ‘~와 함께’라는 의미의 조사 ‘랑’이 합쳐진 합성어입니다.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 삼아 함께 걷는 길’을 의미합니다.

해파랑길 ⓒ두루누비

해파랑길 ⓒ두루누비

해파랑길 구간 안내

① 해파랑길 부산(1~4코스): 도시와 해안이 어우러진 구간으로 오륙도 스카이워크, 해운대, 기장읍성 등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요.
② 해파랑길 울산(5~9코스): 산업적 풍경과는 대비되는 주전봉수대, 강동화암주상절리 등 자연경관이 공존해요.
③ 해파랑길 경주(10~12코스): 양남 주상절리, 읍천항 벽화마을 등 경주의 숨겨진 동해안 명소를 탐방할 수 있어요.
④ 해파랑길 포항(13~18코스): 호미곶, 영일만, 구룡포 등 동해안의 대표적인 해안지형과 포구를 지나는 코스에요.
⑤ 해파랑길 영덕(19~22코스): 영덕 블루로드의 핵심구간으로 강구항, 풍력발전단지, 창포말 등대 등 관광명소가 집중되어 있어요.
⑥ 해파랑길 울진(23~27코스): 망양정, 불영계곡 등 맑고 깨끗한 자연이 특징이며, 청정 해안을 따라 걸을 수 있어요.
⑦ 해파랑길 삼척ㆍ동해(27~34코스): 동해의 대표적인 망상해변, 삼척해변, 묵호등대, 논골담길 등 바다와 어촌의 정취를 즐길 수 있어요.
⑧ 해파랑길 강릉ㆍ양양(35~40코스): 경포호, 정동진 등 유명 관광지가 많으며, 푸른 송림과 해변을 함께 걸으며 힐링할 수 있는 구간이에요.
⑨ 해파랑길 속초ㆍ고성(31~50코스): 설악산의 기운과 동해가 만나는 곳으로, 속초해변, 화진포, 통일전망대 등 북쪽의 역사적 의미가 깊은 구간을 만날 수 있어요.

오늘은 해돋이 명소와 온화한 남쪽의 트레킹 길을 중심으로, 겨울에 더 매력적인 해파랑길 4곳을 엄선하여 소개해 드릴게요.

1. 부산 해파랑길 1코스:
일출의 감동과 도시 야경의 낭만
해파랑길 ⓒ두루누비

해파랑길 ⓒ두루누비

구간: 오륙도 해맞이공원 ~ 해운대
거리 및 소요시간: 약 17km, 6시간 30분(난이도 보통)
필수 관광 포인트: 오륙도 스카이워크, 이기대 해안산책로, 광안리 해변과 야경, 동백섬과 해운대

오륙도 해맞이공원 ⓒ비짓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 ⓒ비짓부산

이 코스는 해파랑길의 시작이자 부산의 상징입니다. 오륙도는 웅장한 일출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시작할 수 있는 새해맞이 최고의 명소입니다. 코스의 시작점인 오륙도 스카이워크에 서면 발 아래 아득하게 펼쳐지는 바다를 내려다보면 짜릿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따라 조성된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거닐면 수백만 년의 세월이 빚어낸 장엄한 해안 절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동백섬 ⓒ비짓부산

동백섬 ⓒ비짓부산

해안 절벽을 벗어나면, 푸른 바다 위에 홀로 솟아있는 동백섬을 만나게 됩니다. 동백섬 해안 절벽의 거친 길을 지나면 화려한 광안리와 해운대의 눈부신 백사장을 만날 수 있어요. 어둠이 내린 후 광안대교에 도착한다면, 아름다운 불빛이 수면에 반짝이는 도시의 낭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광안대교 ⓒ부산관광공사

광안대교 ⓒ부산관광공사

주의사항

이기대 구간은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길이므로 편안하고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해야 합니다. 난이도가 다소 있는 구간이라 체력 안배가 필요합니다. 밤시간대에는 일부 구간의 야간 조명이 약해질 수 있으니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2. 부산 해파랑길 3코스:
역사의 숨결, 고즈넉한 겨울 낭만
부산 해파랑길 3코스 ⓒ두루누비

부산 해파랑길 3코스 ⓒ두루누비

구간: 대변항 ~ 임랑해변
거리 및 소요시간: 약 16.7km, 6시간(난이도 보통)
필수 관광 포인트: 죽성 드림성당(죽성리 세트장), 죽성리 해송, 봉대산 봉수대, 일광해변, 임랑해변

죽성 드림성당 ⓒ비짓부산

죽성 드림성당 ⓒ비짓부산

비교적 기온이 온화한 부산 남부 해안은 겨울철에도 걷기 부담이 적습니다. 이 코스는 대변항에서 시작해 기장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시작점 근처에 있는 죽성드림성당은 홀로 바다를 마주하고 서 있는데, 낭만적이고 이국적인 분위기 덕분에 겨울철 최고의 사진 명소로 손꼽힙니다. 성당 주변을 지키는 듯 우뚝 선 죽성리 해송과 차가운 겨울 바다색은 청량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기장읍성 ⓒ국가유산청

기장읍성 ⓒ국가유산청

이 코스를 걷다 보면 고려시대부터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기장읍성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과거 해안을 지켰던 굳건한 역사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답니다. 이후 조선시대에 통신 기능을 담당했던 봉대산 봉수대에 오르면 탁 트인 기장 해안 절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요. 코스 중반부에는 드넓은 일광해변과 파도소리 잔잔한 임랑해변을 만날 수 있는데요. 겨울 바다의 백사장을 따라 걸으며 낭만적인 겨울 트레킹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임랑해수욕장 ⓒ비짓부산

임랑해수욕장 ⓒ비짓부산

주의사항

코스 중간에 봉대산을 오르는 구간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겨울철 음지 구간은 미끄러짐에 주의해야 하고, 등산에 준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장읍성 인근을 지나 기장군청으로 가는 도로는 차량 통행이 있을 수 있으니 안전에 유의해야 합니다.

3. 경주 해파랑길 10코스:
경이로운 지질 절경과 엽서의 추억
경주 해파랑길 10코스 ⓒ두루누비

경주 해파랑길 10코스 ⓒ두루누비

구간: 정자항 ~ 나아해변
거리 및 소요시간: 약 13km, 4시간 30분(난이도 보통)
필수 관광 포인트: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및 전망대, 읍천항 벽화마을, 정자항 몽돌해변

경주 양남 주상절리 ⓒ경주문화관광

경주 양남 주상절리 ⓒ경주문화관광

이 코스는 지구가 수백만 년에 걸쳐 빚어낸 경이로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길입니다. 이곳에서는 꽃잎을 활짝 펼친 듯한 형태의 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는데, 독특하고 압도적인 절경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주상절리를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정비된 파도소리길을 걸으면,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답니다.

읍천항 벽화마을 ⓒ게티이미지뱅크

읍천항 벽화마을 ⓒ게티이미지뱅크

읍천항 벽화마을은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가득해 따뜻한 정취를 더해줍니다. 마을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은 이 코스의 특별한 선물입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미래의 자신이나 소중한 이에게 마음을 담은 엽서를 써보세요. 이 편지는 약 1년 뒤에 도착하여, 잊고 있던 이날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선물해줄 것입니다.

주의사항

주상절리 주변 해안 데크길은 기상상황(특히 파도)에 따라 통제될 수 있습니다. 출발 전 반드시 개방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구간은 몽돌해변을 걸어야 하므로 발목 보호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4. 포항 해파랑길 15코스 :
영일만의 일출과 설화의 길
포항 해파랑길 15코스 ⓒ두루누비

포항 해파랑길 15코스 ⓒ두루누비

구간: 호미곶 ~ 도구해변(흥환 보건소)
거리 및 소요시간: 약 15km, 5시간(난이도 쉬움~보통)
필수 관광 포인트: 호미곶 해맞이 광장(상생의 손), 국립 등대박물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구룡소 해안

호미곶 ‘상생의 손’ ⓒ게티이미지뱅크

호미곶 ‘상생의 손’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호미곶은 겨울 트레킹 명소로 손꼽힙니다. 바다 가운데 우뚝 솟은 ‘상생의 손’ 조형물은 웅장한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인생 사진을 담을 수 있는 곳이죠. 이곳에 함께 위치한 국립등대박물관까지 들르면, 동해를 지켜온 등대의 역사와 이야기를 배우며 여행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답니다.

연오랑세오녀 바위 ⓒ포항시 퐝퐝여행

연오랑세오녀 바위 ⓒ포항시 퐝퐝여행

포항 해파랑길 15코스는 신라 시대 서정적인 설화의 배경인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지나며, 고대 풍경 속으로 들어서는 듯한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요. 해안선을 따라 세월이 빚어낸 기암괴석이 펼쳐진 장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파도를 뚫고 나오는 듯한 악어바위, 독수리바위 등 독특한 형상의 바위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주의사항

코스 중간에 민가나 상업시설이 적고, 매점이 없는 임도 구간이 있으므로 출발 전 식수와 간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구룡포~발산항 구간은 낙석과 파랑주의 구간으로, 파도가 높거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안전을 위해 호미로 929도로로 우회하여 이용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겨울 바다를 만끽하며 트레킹할 수 있는 해파랑길 3곳과 트레킹 가이드를 소개해 드릴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김혜미 연구위원

하나금융연구소 리테일지원팀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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