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의 마지막 퍼즐,
간병 대비
2025.10.31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의 걱정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학생 때는 학업과 진로,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취업과 인간관계, 중년이 되면 자녀 교육과 노후 자금이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됩니다. 그렇다면 은퇴 이후, 인생
후반에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일까요?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답변은 바로 건강관리와 노후 생활비였습니다.
그런데 이 둘은 서로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건강이 나빠지면 병원비 지출은 늘어나고, 결국 누군가의 돌봄을 받게 되면서 간병비라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결국 은퇴 이후를 위해 마련해 둔 생활 자금이
순식간에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오늘은 노후의 마지막 퍼즐인 ‘간병 대비’가 왜 중요한지 살펴보겠습니다.
간병비 부담은 필연적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유병장수의 시대로, 평균 수명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건강 수명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세이지만, 건강수명은 66세 수준으로 노년기 상당 기간 동안은 스스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기간 동안 필요한 것이 바로 ‘간병’ 그리고 ‘간병비’입니다.
간병비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간병비는 약 370만원으로 이는 이들의 자녀 세대인 40~50대 중위소득(588만원)의 60%를 넘는 수준입니다.
단순 치료비와는 별개로 간병인을 두고 도움을 받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라는 점에서 이는 매우 부담되는 수준이죠.
더 큰 문제는 이 비용이 해마다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간병비는 2016년에 비해 50%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명목임금상승률인 28%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초고령사회로 인해 돌봄서비스직 종사자의
수요는 상승하는 반면, 공급은 줄어드는 노동 수급 불균형은 간병비를 더욱 가파르게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가 제도의 한계
과거에는 간병이란 가족이 곁에서 돌봐주는 것이 당연했지만, 지금은 맞벌이 부부가 늘고 1인 가구, 노인 부부 가구 등 가족의 형태가 달라지면서 ‘가족 돌봄’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경제적인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으며, 감당할 수 있느냐에 따라 노후의 삶이 달라지게 됩니다.
물론 국가에서 제공하는 장기요양보험제도도 있습니다. 다만, 15~20%의 본인부담금은 차치하고서라도 이용 횟수나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제 생활에 필요한 간병비를 모두 충당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간병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국가 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적인 대비가 필요합니다.
간병보험
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간병보험입니다. 간병보험은 질병이나 사고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해주는데요. 특히, 치매, 장기요양 같이 장기간 간병이 필요한 상황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죠.
간병보험의 장점은 단순히 보장에만 있지 않습니다. 매월 10만원이 채 안 되는 보험료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간병비를 대비할 수 있으며, 보장과 함께 환급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건강하게 지내신다면 노후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죠. 즉, 위험 대비와 자산 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안전 장치가 되는 셈입니다.
은퇴 이후 아무리 자산을 잘 관리해도 한 번의 질병과 간병으로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후 준비에서 재테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리스크 관리’죠. 저축으로 자산을 키우고 연금으로 여유로운 생활비를
확보한다면, 간병보험은 힘들게 마련한 자산을 지켜내기 위한 준비입니다.
은퇴 후 삶의 질을 지키고 나와 가족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간병 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의 노후를 지켜줄 마지막 퍼즐 한 조각, 간병 대비에 관심을 가져 보시면 어떨까요?
글. 김지은 팀장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 서초동 라운지
은퇴설계전문가 / 연금상담전문가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박지홍 연구위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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