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반려생활

하품, 재채기 등으로
알아보는
반려견의 마음

2025.10.13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우리 집 강아지도 스트레스를 받을까?’,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어떤 모습으로 표현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곤 합니다. 반려견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는데요. 단순히 환경 변화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이나 동물, 큰 소음, 건강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강아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대표적인 행동 신호들을 살펴보며, 보호자가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면 좋을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하품, 졸려서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은 주로 피곤할 때 하품을 하지만, 강아지에게 하품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병원 진료를 받을 때, 혹은 긴장되는 상황에서 강아지가 연달아 하품을 하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런 행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스로 긴장을 완화하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번 하품을 반복한다면 단순한 졸음이 아니라 불안의 표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품하는 강아지 사진
재채기, 먼지가 아니라
불안 때문일 수 있어요

강아지의 재채기는 흔히 먼지나 이물질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많지만, 이유 없이 반복적인 재채기를 보인다면 ‘스트레스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낯선 환경에 들어갔을 때나 훈련 중 압박을 느낄 때 재채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긴장을 풀려는 강아지 나름의 방식입니다.

손이나 몸을
과하게 핥는 행동은?

강아지가 보호자의 손을 핥는 건 애정 표현일 수도 있고, 맛이나 냄새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손이나 자기 몸을 핥는 경우라면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특정 부위를 집요하게 핥아 피부가 붉어지거나 탈모가 생기는 ‘과도한 자기 위생 행동(Excessive Grooming)’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반려견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그 밖의 스트레스 신호들

강아지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양한 행동 변화를 보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시선을 피하거나 눈을 돌리는 행동
동공이 커지며 불안해 보이는 눈빛
침을 과하게 흘리거나 구토, 설사
발바닥에 땀이 차는 모습
갑작스럽게 털이 빠지는 증상
이유 없는 헐떡거림과 식욕 저하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보호자가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환경 변화 때문인지, 건강 이상 때문인지 관찰하고 필요하다면 수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반려견의 감정,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과거에는 동물이 단순한 본능에 의해 움직인다고 여겨졌는데요,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동물도 사람처럼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인지 및 학습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강아지의 특정 행동을 단 하나의 의미로 단정할 수 없으며, 상황과 맥락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하품은 졸음일 수도 있고, 스트레스 신호일 수도 있으며, 재채기도 단순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호자는 강아지의 전반적인 생활 패턴과 함께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졸린 강아지 사진
보호자가 해줄 수 있는
작은 배려

강아지가 스트레스 신호를 보인다면 가장 먼저 환경을 점검해야 합니다. 낯선 소음, 과도한 자극, 잦은 훈육 등은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산책과 놀이, 안정적인 휴식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만으로도 강아지의 긴장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려견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늘려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강아지가 어떤 마음 상태일까?”를 헤아리려는 보호자의 따뜻한 관심입니다.

반려견은 말 대신 행동으로 마음을 표현합니다. 하품, 재채기, 과도한 핥기, 헐떡임 같은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 사실은 스트레스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작은 변화에도 세심하게 귀 기울이면 반려견의 불안과 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더 편안하고 행복한 동행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와 매일을 함께하는 소중한 가족, 반려견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보살피는 것이 건강한 반려 생활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글. 김진경 수의사

해마루이차진료동물병원 병원장, 경기도수의사회 학술위원, 한국수의종양의학연구회 이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수의사 국가시험에서도 수석으로 합격한 뒤, 같은 대학에서 내과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해마루동물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내과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해마루동물병원 병원장으로서 다학제적 협진 체계를 이끌고 있습니다. 내과 분야에서 췌장·신장·내분비 질환과 종양학을 중심으로 진료와 연구를 이어왔으며, 국내외 학회 및 학술대회에서 활발히 발표와 강연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중증 난치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며 학술적 기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경기도수의사회 학술위원, 한국수의종양의학연구회 이사, 서울대학교 임상학술위원회 내과 자문으로 활동하며, 전문적 지식과 임상 경험을 토대로 반려동물 의료 발전과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해마루동물병원의 핵심 가치인 ‘협업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최상의 진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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