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계 없는 성장,
유석형 선생님의
봉사 이야기
2025.08.25
하나금융그룹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2021년부터 공익재단법인 청소년 그루터기재단과 함께 ‘같이에듀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의 학습 결손과 교육 격차 해소를 목표로, 멘토와 멘티를 1대1로 연결해 체계적인 학습 지원과 문화 활동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사업인데요. 청소년들이 차별 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이 플랫폼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바로 학습멘토들입니다. 오늘은 그 멘토 중 한 명으로, 기업 경영 현장과 대학 교육 행정을 두루 거쳐 현재는 청소년 멘토링에 헌신하고 있는 유석형 선생님을 만나봅니다.

기업의 경영 현장과 대학의 교육 현장을 두루 경험한 유석형 선생님. 그는 영어영문학 전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와 교육 행정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아우르며, 최근에는 학습 속도가 느린 아동을 위한 1:1 멘토링과 교육 봉사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영어영문학 전공을 바탕으로 삼성그룹에서의 글로벌 협상 경험, 대학에서의 교육 행정, 그리고 최근 4년간 이어온 학습 속도가 느린 아동 대상의 1:1 멘토링까지. 그의 커리어는 단순한 직업의 나열이 아니라, 사회와 사람을 향한 열린 시선과 실천의 기록입니다. 특히 멘토링 현장에서 강조하는 ‘관계 형성’의 중요성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신뢰와 공감을 기반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전공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는데요. 이 학문적 배경이 단순히 학문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비즈니스 현장이나 교육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 능력과 문학적 사고력은 조선영업과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대학의 교육 및 행정 업무에서도 전공의 강점을 살릴 수 있습니다. 커리어 전환은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역량을 확장하고자 하는 다변화의 일환이었습니다. 기업의 경영 원칙과 대학의 교육 철학 모두 각기 다른 매력과 가치를 지니고 있었기에,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두 조직에서의 경험이 서로 보완되며 저의 시야와 역량을 넓혀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경험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대영제국의 식민 지배에서 갓 독립한 인도에서 삼성의 선박기술 수출 협상을 직접 담당했던 일입니다. 봄베이(현 뭄바이)에서 한 달간 머물며 인도 상인들의 합리적이고 치밀한 협상력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두 번째는 대학에서 총장을 대리하여 노동조합과 단체협상을 이끌었던 경험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조의 조급함과 비합리적인 결정 과정을 목격하며,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생긴 사회적 특성이 현장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두 경험은 글로벌 비즈니스와 국내 조직문화의 차이를 깊이 이해하게 해주었고, 저의 시각과 문제해결 능력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2022년 혜심원, 2023년 갈현지역아동센터, 2024년 영락보린원에서 활동했고, 올해에는 강남드림스타트센터에서 교육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한때 아이였고, 아이의 순수한 시선과 감수성이 어른이 된 지금도 제 안에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바라보고, 세상을 새롭게 느끼는 경험은 저에게 큰 감동과 영감을 줍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에듀 모니터링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며,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관계(rapport) 형성, 즉 공감대 구축입니다. 멘토와 아동 간의 신뢰와 친밀감이 형성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멘토링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 신뢰가 쌓이면, 아동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과 성장의 동기가 생깁니다.
2023년 영락보린원에서 만났던 학생의 변화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그 학생은 눈빛이 불안정하고, 상담자에게 경계심을 보였으며, 질문에 답하는 대신 손톱을 물어뜯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센터 선생님께서는 이 학생에게 다소 폭력적인 성향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최대한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의 표현을 자주 하며 신뢰를 쌓으려 노력했습니다. 어느 날, 다른 내담 학생과 함께 남산을 산책하며 자연을 체험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학생은 점차 마음을 열었고, 이후에는 학습지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폭력적인 행동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처럼 신뢰와 공감이 아동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였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아동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들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변화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멘토링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멘토링 과정에서 저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아이들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연의 이치와 인간관계의 본질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멘토와 멘티는 서로에게 배움과 성장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실감합니다.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연계된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여하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배려하고 지켜주어야 할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필요하다면 재능을 기부하거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히 남을 돕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나 자신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는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선물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ditor. 정애영
photo. 홍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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