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리츠 주가는 다시 오를까?
2025.08.05
올해 들어 한국 주식이 활황입니다. 성장주뿐만 아니라 배당주 성격이 강한 주식도 연초 대비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반면, 오피스∙백화점∙물류센터 등 대형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료를 받아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리츠(REITs)’ 주식을 보면, 배당수익률도 높고 분리과세 혜택도 있지만 주가가 비교적 부진한데요. 리츠 주가가 이렇게 잠잠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으로 금리가 낮아지고,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이 더 확대되면 리츠의 투자 매력도 다시 회복될까요?
리츠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투자 기구 입니다. 부동산 펀드와 비슷하지만, 거래소에 상장해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물론, 상장하지 않고 사모로 운영하는 리츠도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과 금융그룹에서 대형 리츠를 조성해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국내 리츠 투자시장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등 리츠 시장이 발달한 해외에 비하면 국내 상장리츠는 아직 개수도 적고 규모도 작은 편이지만, 성장세는 가파릅니다. 정부에서도 리츠, 특히 상장리츠 시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일반 주식과 달리 배당소득에 5천만원 한도로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있고, 세율도 낮습니다. (3년 이상 보유 시 9.9%)
[리츠의 구조]
자료: 대신증권, “REITs ABC”, 2025.5.
국내 상장리츠의 배당수익률은 7% 내외에 이릅니다. 배당수익률만 놓고 보면 다른 주식에 비해 매우 높은 편입니다. 리츠는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도록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품입니다.
개인이 소액으로 대형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 현금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인데, 리츠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는 노후 준비를 위한 투자수단으로 리츠가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리츠는 신한알파리츠, 코람코더원리츠 2개를 제외하면 최초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떨어져 있습니다. 배당을 많이 받아도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 손실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이로 인해, 높은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에서 인기가 많지 않습니다. 2025년 들어 상장리츠 주요 10개 종목으로 만든 지수(KRX 리츠 TOP10)는 연초부터 지난 7월 18일까지 5% 넘게 올랐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3%)에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상장리츠의 2025년 기준 누적 주가상승률]
주: 2025년 7월 18일까지의 누적 상승률
자료: 한국거래소
국내 리츠 주가는 2022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리츠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채권에 비할 때 투자매력도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2022년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시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리츠는 영업이익을 내부에 유보하지 않고 대부분 주주에게 배당하고 있어, 새로운 부동산을 매입할 때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난 2024년말 여러 리츠에서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어지며, 리츠 주가를
끌어내리기도 했습니다.
[상장리츠 주가: KRX 리츠 TOP 10 지수]
자료: 한국거래소, 한국은행
리츠 주가의 부진은 한국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올해 초부터 7월 중순까지 미국, 유럽의 리츠 주가는 각각 1.8% 하락, 4.5% 상승했습니다. 한국 리츠 상승률인 5% 수준을 밑돌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 리츠는
비교적 선전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6.5%, 일본은 9.9% 오르며 한국 리츠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 전반의 주가 상승세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가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저금리 시대에 인플레이션을 헷지(hdege, 방어)할 수 있는 안정적 배당주로서 리츠의 투자매력이 점점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한국에서도 금리가 더욱 하락하면 리츠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리츠 투자시장이 어느 정도 굳건히 자리잡은 해외와 달리, 한국 리츠는 투자자의 신뢰부터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2022년 이후 공모가를
하회해 온 리츠 주가의 부진세를 떨쳐낼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에 부응해, 한국의 상장리츠들도 적극적인 주가 부양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안들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할 수 있는 대안 상품은?
개별 리츠가 못 미덥다면, 상장리츠 여러 개를 묶은 ETF에 투자해볼 수도 있습니다. 유가증권 시장에는 여러 개의 리츠 ETF가 상장되어 있는데요, 그 중에는 순자산가치가 4천억원이 넘는 대형 리츠 ETF도 있습니다. 아직 주가가 부진한 개별 리츠와 달리 리츠 ETF는 계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금리하락, 밸류업 정책에 따라 리츠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신다면, 10개 이상의 대형 리츠에 포트폴리오 형태로 투자하는 ETF에 관심을 가져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글.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기업글로벌지원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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