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 사회,
내 집이 연금이 되는
은퇴설계
2025.08.05
대한민국은 2024년 이후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가 되었습니다. 초고령 사회로 들어선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평균 수명 증가입니다. 하지만, 평균 수명 증가에도 불구하고 은퇴 시점은 여전히 비슷합니다. 즉, 은퇴 후 삶이 길어졌다 볼 수 있는데요. 준비되지 않은 은퇴는 장기적인 빈곤으로 이어집니다. 오늘은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만으로 노후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는 주택연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수명은 84.3세, 주된 일자리의 퇴직 평균 연령은 49.4세로 나타났는데요. 평균 수명 대비 이른 퇴직으로 인해, 은퇴 후 30년 이상의 노후를 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노후를 준비하는 개인 입장에서 가장 큰 숙제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입니다. 사실 은퇴를 하고 나면 누구나 즐기고 쉬고 싶죠. 하지만 막상 은퇴를 하고 맞이하는 현실은, 시간은 많으나 돈이 부족하고 건강이 따라주지 않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은퇴자가 충분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지 못한 채, 노후 생활을 보내는 것이 현실입니다. 매월 들어오던 월급은 사라지고, 공적연금이나 금융자산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상황은 불안감으로 이어집니다. 이와 같이 은퇴 후 삶을 위협하는 요소 중 가장 직접적인 위협은 ‘현금 흐름의 중단’입니다.
2024년 가계금융복지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가구의 자산 중 81.5%는 부동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집은 있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한 가구가 많다는 뜻인데요. 만약 내가 소유한 집이 있다면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시로 알아볼까요?
시세 3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71세의 김하나 씨 (배우자 67세)
시세 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62세 김두리 씨 (배우자 59세)
김하나 씨와 김두리 씨는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해 거주 중인 아파트를 팔고 이사를 해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거주하면서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집은 현금성 자산이 아닌 비유동성 자산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집을 처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굳이 집을 정리하지 않고도 현금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요. 내가 살고 있는 집을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주택연금을 이용하면 됩니다.
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주택 소유자가 공시지가 12억원 이하의 주택에서 거주하며,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은퇴 후 고정 소득이 없는 분들이 연금을 수령하면서도 생활 및 거주의 안정성까지 함께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김두리 씨는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상품을 활용하면, 집을 팔고 이사하지 않고도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김두리 씨는 주택금융공사가 제공하는 주택연금으로는 150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금액은 2025년 7월 한국주택금융공사 일반주택, 종신지급 방식, 정액형 기준이며, 개인별로 연금수령금액은 다를 수 있습니다.
반면, 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공적 주택연금은 12억원 이하의 주택에만 가능하므로, 사례 1에 해당하는 김하나 씨는 주택금융공사 연금을 활용해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없는데요. 그러나 최근 은행과 같은 민간 금융회사에서 12억초과 주택에 대해서도 신청 가능한 주택연금 상품이 개발되어 제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김하나 씨는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가입 대상자는 아니지만, 민간 금융상품을 활용하면 거주 중인 서울의 아파트로 생활비를 평생 수령하며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김하나씨의 경우 12억 초과 주택연금 상품을 활용하면 월 540만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김하나씨가 사망하는 경우에도 배우자가 연금을 대신 수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도 개인별로 연금수령금액은 다를 수 있음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2024년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13만 6천명을 넘었습니다. 가입자 수 상당수가 국민연금 외의 추가 소득이 없는 주택 소유자입니다. 은퇴 후 의료비, 간병비,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70대 이후의 기간이 늘어나고 있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비율은 과거보다 줄었으며, 노인의 단독 세대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내가 가진 자산을 소득으로 바꾸어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은 은퇴 후 안정적인 삶을 지키는 해법이 됩니다.

노후에 보유한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노후 삶을 지켜주는 자산이자 현금 흐름의 원천이 될 수 있습니다. 거주의 안정성과 고정적인 현금 흐름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노후를 든든하게 챙길 수 있습니다. 초고령 사회,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내가 보유한 집이 노후를 지켜주는 힘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나영 팀장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 을지로 라운지
국제공인재무설계/ 자산관리사/ 은퇴설계전문가/ 생애설계전문가
편집. 조고은 수석연구원, 박지홍 연구위원
하나금융연구소 하나더넥스트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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